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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하-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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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에 행사가 있어서 온 가족이 외박 후 돌아온 날. 다음날 꼭 입어야하는 옷이 있어서 세탁기를 돌렸다. 자연건조시키면 마르지 않을 가능성이 커서 방 한칸에 빨래를 널고 제습기를 돌리려는 계획이다. 먼저 있던 빨래를 걷기위해 빨래를 정리하는데 해가 들지않는 저녁이었지만 경험상 마른빨래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양의 먼지가 나오기 때문에 창문을 열었다.

특히나 오늘은 낮에 날씨가 너무 좋아서 차로 이동할때 내 쪽의 창문을 열어놓았는데 먼지가 내 창문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봤다. 아이나 기애가 먼지를 들이마시는것보다는 내가 들이마시는 것이 더 낫겠다 싶어 내내 창문을 열고 왔기때문에(심지어 시트의 먼지를 일부러 털기까지 했다. 시트 자체가 먼지의 일부인 섬유인것을.) 낮의 경험이 있었기에 마른 빨래를 걷으며 방 창문을 열었는데. 웬걸. 바람이 오히려 안으로 들어와서 안이 먼지구렁텅이가 되는 느낌이 팍 왔다. 그때 재채기를 다섯번 정도 하며 이러다 폐가 터질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육안으로는 보이지않지만 이안에 먼지가 많으니 그렇다는 생각이 몰려오면서 그래도 열어두면 알아서 환기가 되겠지 싶은 마음이 한켠에. 또 다른 한켠에는 바람이 안으로만 불어오는데 과연 환기를 하는 의미가 있을까가 한켠. 또 한켠은 그냥 먼지를 묵혀두고 열지 말걸그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먼지가 뭐라고 나를 이리 고민하게 만드는가. 허허.  이 또한 나의 창문을 여는 행동으로 인해 일어난 일인데. 그냥 뒀으면 침체는 됐겠지만 이렇게 휘몰아치치는 않지 않았을까. 열지 말것을 괜히 건드렸나. 한편으로는 인간관계도 그렇지 않나. 먼지처럼 유해한 일이 있는것을 내가 괜히 행동을 취해서 역풍을 맞았던 일들도 생각이나고. 그렇게 일이 터지며 안좋게 끝나던 좋게 끝나던 어떠한것이든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가. 싶기도하고 어쨋든 일어날 일이었고 언젠가는 해야하는 일이었기에 (환기도 그 어떠한 여러가지 사건들도) 잘됐다. 어차피 할거 지금이라도 하기 잘했어. 라며 스스로를 위안하며 이 작은 일에 역풍이라는 큰 제목을 붙여야하나 싶다가도 이미 쓰고있는걸. 또 역풍이 뭐 그리 큰 단어라고. 그냥 바람이 반대로 부는것일 뿐인걸 이라며 작은 먼지하나로 큰 제목을 고민하는 지경까지 왔네 싶다. 순풍이 있으면 역풍이 있고 순방향과 역방향이 있으니 우리는 살아 갈수 있는거다. 내가 빨래를 걷으며 환기를 시키지않았다면 그 먼지가 쌓이고 쌓여 뭉텅이가 되어 굴러다녔을 것이고 그 또한 치우지않는다면 언젠가는 더 큰 쓰레기가 되어 눈살이 찌푸려지는 상황이 되지않았을까. 그 큰덩이를 언짢게 치우는것보다는 지금처럼 환기도 시키고 역풍도 맞으며 일어날 일을 더 크게 만들지않고 태풍이 왔을때 패닉이 오지않게 역풍의 재채기로 끝난것만으로 지금의 환기의 기회를 감사히 여기며 젖은 빨래를 가지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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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20대시절에 아날로그 감성을 느낀답시고 필름카메라도 사보고 헌책을 사겠다고 동대문으로 가서 헌책방골목도 돌고 그랬다. 필름카메라에 필름을 끼울줄 몰라서 다시 필름을 구매한 곳으로 가서 물어봤지만 그 슈퍼주인분도 모르셨었지. 그래서 인터넷에 찾아보고 겨우 끼우고 32판 필름이었다 3장을 날려먹고 나머지로 바다사진과 꽃사진 등을 찍었더랬다. 그 당시 남자친구였던 기애(현 남편)과 사람이 북적이다 못해 미어터지는 윤중로에 가서 사진을 찍고 찍히고 현상을 맡기고 며칠 뒤 찾으러 간 사진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다.(하지만 사진을 보면 누가 찍은 사진인지 모르는 사진이 많이 있고 내 사진이 더 많은 걸 보니 기애가 더 많이 찍었나보다. 그 당시 카메라는 미놀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컴플렉스였던 입을 은근히 가리고 찍은 사진을 엊그제 발견하고 한참을 쳐다봤다. 젊었었구나. 어렸었구나. 생각해보면 지금처럼 디지털카메라나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들은 인화해야지해야지하지만 섣불리 사진을 고르지도 못하고 또 차일피일 미루고 미루다 아이의 사진을 아직까지도 인화하지 못했다. 아이가 유치원을 다닐 나이인데도 말이다. 그 전으로 거슬러올라가 아이의 초음파사진도 간직하자고 가지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앨범으로도 만들지 못했다. 저 사진도 마찬가지다. 앨범에 끼워야지! 하고 지낸 세월이 벌써 몇년째인지. (약 10년정도 된 것같다.) 나의 게으름이 한 몫했겠지만 어느정도는 언제든지 찾아볼수 있겠지, 컴퓨터에 파일 있으니까 언제든지 할 수 있어 등. 편리해진 시대만큼 내 머리도 자기의 편의대로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저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있는 사진을 발견한 것이 디지털카메라를 모아놓은 박스다. 총 5대있는 카메라중에 디지털카메라가 3대, 폴라로이드카메라가 1대, 예전에 한참 유행했던 젤리카메라가 1대 있더라. 근 4년을 핸드폰카메라로만 아이와 그리고 지인들과 그밖에 행복한 순간들을 찍었던 터라 이사 올 때 그 카메라 박스를 정리하느라 잠시 꺼내보고 다시 농장안에 넣어놨었다. 그러다 얼마 전 아이가 내 sns에서 자기의 예전 사진목록을 보는데 핸드폰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확연히 다른게 눈으로 보인게 보여서 주말엔 어디든 가서 디지털카메라로 찍어줘야지 했다가 발견한게 윤중로 사진이었다. 정리를 잘 못하는 나는 그래도 주제별로 모아두기는 하는 성격이라 (그래야 찾기 편해서) 카메라와 사진은 원인과 결과가 확실한 관계이기때문에 함께 넣어놨었나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만남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시점이다. 아날로그가 있기에 디지털이 생기게 되는것이 당연한 것인데. 지금 우리 시대도 마찬가지다. 아날로그 감성. 옛 것은 조금 낡았어. 요즘 누가 그런걸 써 이런 시선이 있는 반면 나처럼 간간히 아날로그를 찾는 사람들이 있을것이다. 우리도 지금은 디지털이지만 점 점 아날로그가 될것이다. 슬며시 서서히 디지털에서 아날로그로 젖어가는 것도 그렇게 인정하는 것도 내가 살기 편하지 않을까. 어차피 주제는 같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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