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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카메라 바구니를 보다가 젤리카메라를 발견했다. 통칭 토이카메라밑의 카테고리에 젤리카메라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오랜만에 젤리카메라를 보니 정말 신기. 혹시나 작동이 되려나 하고 만지는데. 필름끼우는 곳이 헐거워져서 더이상은 쓸수가 없었다. 그래도 신기해서 버리기 전에 사진을 찍어뒀다. 버리기 아깝고 아쉽지만 이제 쓰지않는 물건은 최대한 버리자고 마음먹었기 때문에..

 

이 작은 젤리카메라로 여기저기 많이도 찍고 다녔다.  지금 생각하면 디지털카메라를 살 돈은 없고 사진은 찍고 싶고 해서 샀었던 것 같다. 요 작은게 그래도 2년 정도 나의 눈을 대신 해 줬으니 많이 함께 하긴 했군. 나름 이때도 비싸서 만사천원정도 했던것 같다. 젊은 나이에(이십대 초반)에는 큰돈이었지.

 

 

 

위쪽에 필름을 넣고 돌려서 끼워 필름을 장착시키고 닫았던듯.그리고 한판씩 찍고 아래쪽에 있는 다이얼? 을 돌리면 필름 다음칸으로 넘어갔던가. 하여튼 한판찍고 돌리고 한판찍고 돌리고 했어야했다. 사진찍고 인화하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ㅡ^

저 작은 창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그 시절에 무슨 생각들을 했을꼬.

 

저 필름을 언제 끼운건지 생각은 안나지만 벌써 못해도 9년은 지났기때문에 아깝지만 버리기로 결정. 필름은 역시 코닥이지. 필름을 사면 거의 코닥필름을 줬던것같다. 24판짜리,32판짜리. 그 카메라도 한판찍고 돌리고 한판찍고 돌리고. 화면본다고 한쪽눈을 찡그리고 사진을 찍었지.

중,고딩때는 한판한판이 얼마나 아깝던지 아껴서 찍었던 기억이 난다. 소풍가서 단체샷으로 많이 찍고 다찍고나면 친구들것으로 찍고. 나도 중학교때부터 핸드폰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때 화질이 완전 안좋았기때문에 그때도 필름카메라를 가지고 다녔지. 우리집은 삼성카메라였다. 하지만 엄마는 필름이 들어있는 일회용카메라를 사주셨지. 잃어버리면 안된다고 ㅋ (현명하십니다. 응답하라 1988에서 덕선이가 집안의 가보같은 카메라를 잃어버리고 등짝맞고 덕선이 어머니 화나신것 생각하면.....엄마들은 역시..!)

(윤중로에서 니모와 함께 솜사탕을 먹으며)

저 사진이 20대 초반이었을때인데 이때도 젤리카메라를 가지고 다녔네요. 토이카메라중에 렌즈가 4개달리고 2개 달려서 찍으면 분할되서 나오는 카메라도 있었다. 어안카메라도 있었고 종류가 참 많았다. 샘플사진보면 정말 신기했었는데. 요즘에도 나오려나? 요즘은 어플로 다 될것같은 느낌적인 느낌.(뭐야. 이러니까 나 완전 옛날사람 같잖아!!) 나는 사진을 찍을때 어플을 사용하지 않는편이다. 예전 싸이월드 시절에 사진에 노모효과랑 어떤 효과들을 많이 줬는데 시간이 지나고 사진을 다시보니 어찌나 촌스럽던지..개인적인 생각은 무엇이든 그대로가 가장 예쁜것같다. 아이가 사진에 관심이 생기면 (요즘 자꾸 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토이카메라를 하나 사주고 기다림의 미학도 알려주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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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20대시절에 아날로그 감성을 느낀답시고 필름카메라도 사보고 헌책을 사겠다고 동대문으로 가서 헌책방골목도 돌고 그랬다. 필름카메라에 필름을 끼울줄 몰라서 다시 필름을 구매한 곳으로 가서 물어봤지만 그 슈퍼주인분도 모르셨었지. 그래서 인터넷에 찾아보고 겨우 끼우고 32판 필름이었다 3장을 날려먹고 나머지로 바다사진과 꽃사진 등을 찍었더랬다. 그 당시 남자친구였던 기애(현 남편)과 사람이 북적이다 못해 미어터지는 윤중로에 가서 사진을 찍고 찍히고 현상을 맡기고 며칠 뒤 찾으러 간 사진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다.(하지만 사진을 보면 누가 찍은 사진인지 모르는 사진이 많이 있고 내 사진이 더 많은 걸 보니 기애가 더 많이 찍었나보다. 그 당시 카메라는 미놀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컴플렉스였던 입을 은근히 가리고 찍은 사진을 엊그제 발견하고 한참을 쳐다봤다. 젊었었구나. 어렸었구나. 생각해보면 지금처럼 디지털카메라나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들은 인화해야지해야지하지만 섣불리 사진을 고르지도 못하고 또 차일피일 미루고 미루다 아이의 사진을 아직까지도 인화하지 못했다. 아이가 유치원을 다닐 나이인데도 말이다. 그 전으로 거슬러올라가 아이의 초음파사진도 간직하자고 가지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앨범으로도 만들지 못했다. 저 사진도 마찬가지다. 앨범에 끼워야지! 하고 지낸 세월이 벌써 몇년째인지. (약 10년정도 된 것같다.) 나의 게으름이 한 몫했겠지만 어느정도는 언제든지 찾아볼수 있겠지, 컴퓨터에 파일 있으니까 언제든지 할 수 있어 등. 편리해진 시대만큼 내 머리도 자기의 편의대로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저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있는 사진을 발견한 것이 디지털카메라를 모아놓은 박스다. 총 5대있는 카메라중에 디지털카메라가 3대, 폴라로이드카메라가 1대, 예전에 한참 유행했던 젤리카메라가 1대 있더라. 근 4년을 핸드폰카메라로만 아이와 그리고 지인들과 그밖에 행복한 순간들을 찍었던 터라 이사 올 때 그 카메라 박스를 정리하느라 잠시 꺼내보고 다시 농장안에 넣어놨었다. 그러다 얼마 전 아이가 내 sns에서 자기의 예전 사진목록을 보는데 핸드폰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확연히 다른게 눈으로 보인게 보여서 주말엔 어디든 가서 디지털카메라로 찍어줘야지 했다가 발견한게 윤중로 사진이었다. 정리를 잘 못하는 나는 그래도 주제별로 모아두기는 하는 성격이라 (그래야 찾기 편해서) 카메라와 사진은 원인과 결과가 확실한 관계이기때문에 함께 넣어놨었나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만남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시점이다. 아날로그가 있기에 디지털이 생기게 되는것이 당연한 것인데. 지금 우리 시대도 마찬가지다. 아날로그 감성. 옛 것은 조금 낡았어. 요즘 누가 그런걸 써 이런 시선이 있는 반면 나처럼 간간히 아날로그를 찾는 사람들이 있을것이다. 우리도 지금은 디지털이지만 점 점 아날로그가 될것이다. 슬며시 서서히 디지털에서 아날로그로 젖어가는 것도 그렇게 인정하는 것도 내가 살기 편하지 않을까. 어차피 주제는 같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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